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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버티기 본문

Diary

존나 버티기

yesungcho 2022. 6. 1. 17:04

능력도 없는 내게 주어진 이 자리는 늘 감사함이었고 빚진 마음이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게을리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능력이 없다보니 내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컸고

결국 우매함의 봉우리에 있던 나는 내 무능함을 더 느끼면서 두려움을 가득 안은 채로 석사 1학기를 마무리해간다.

 

나름 한 학기를 보내면서 많이 배우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는 것이 없었고, 기초가 엄청나게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덤볐던 순간들이 엄청나게 후회가 되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연구를 하려고 했던 그 오만함이 이번 학기를 지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고, 스스로 자책하는 시간들이 하루의 절반이 넘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늘 졸업한 선배들이나 주변에 공부를 하는 선배들은, "존나 버티는" 것을 강조하였다. 결국 진짜 얻어가는 놈들은 존나 버티는 사람들이라고. 잘난 놈도 즐기는 놈도 좋지만, 그런 사람들이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저 존나 버티는 것 밖에는 없다고. 그렇다. 나는 공부를 잘하는 놈도 아니고, 즐기는 것도 잘 못하는 거 같은데, 그럼 정말,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버티는 것이었다. 바람이 불어도 폭풍이 쳐도, 주변의 어떠한 평지풍파에도 그저 올곧게 버티는 것이었다. 내 무지를 인정하고 더 기본을 닦기 위해 노력하며, 오만한 판단을 하지 않고 배우는 데에 힘쓰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러니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내 무지를 바탕으로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질 필요가 없다. 그저 열심히 버티자. 부족하니까, 더 앉아서 공부하자. 두려운 것은 디폴트이고 당연한 거니까. 내가 잘하는 유일한 것, 앉아서 버티는 것. 그걸로 이 모든 불안함을 하나씩 부셔나가는 앞으로의 석사 생활이 되자. 배우려고 하자. 모르면 물어보자. 주변의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도 많으시다. 물어보자. 쪽팔려하지 말자. 그렇게 존나 버티는 것의 장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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